폐경의례, 2012
정확히 작년 1월부터 생리가 멈췄다. 처음엔 추운 나라에서 3개월 동안이나 고생하고 돌아온 내게 무슨 상이냐며 으하하하 이게 웬 떡이냐며 좋아라 했다. 그러나 차츰 생리가 멈춘 나의 몸, 여기저기서 처음엔 다리, 그다음엔 어깨 그 다음엔 목소리조차 생소한 느낌으로 변해가는 걸 느끼게 되었다. “너 왜 이러는 거야?” 갑자기 온몸이 뜨거운 기운으로 확 휩싸인다. 위가 심장이 신장이, 뇌가 내 몸의 장기하나하나가 나 여깄다며 차례로 뜨거워진다. 화끈 화끈 얼굴이 벌개지고 웃옷을 벗어제껴야 그제서야 조금 가라앉는다. 몸은 가라앉는데 반대로 온몸의 신경이 곤두선다. 무언가가 온몸을 한바탕 휘저어 놓는다. 이건 뭐지? 사실 이 나이가 되도록 크게 아픈 적이 없었으니 나는 내 몸은 언제나 거기 있는 것으로 여겼다. 신경쓰지 못했다. 그런데 내 몸이 이럴 줄 몰랐다. 정말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