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리 A씨의 초대, 설치&참여 퍼포먼스, 2021
 
팬데믹이 지구를 강타하고 인간이란 동물들은 마스크를 쓴 채로 2년여를 보내고 있다. 이 이상한 상황에서 모두 다 우왕좌왕 확실한 출구를 못 찾고 있다. 어떻게 해야 같이 살 수 있을까? 그동안 우리가 안다고 생각한 것들에 관한 질문을 다시 해보고 꼭 움켜쥐고 있던 것들을 놓아봐야 할 때!
그래서 지금 우리가 해볼 수 있는 일들이 있다면 그건 땅의 울림을 듣는 것이다. 그 진동에 가담하는 것이다. 죽은 자의 숨소리를 듣는 것이다. 땅과 다른 생명들 사이에는 서로를 연결하는 깊고 풍부한 울림이 있다. 그것들은 원래 한 몸이었음을 잊은 적이 없다.
어느 날 오소리 A 씨가 그의 굴로 우리를 초대했다. 그곳은 기다란 통로들과 작은 방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그만 굴 입구를 헤치고 아래로 아래로 파고 들어간다. 그곳에서 우리는 오소리의 코로 냄새 맡고 오소리의 발로 파내고 오소리의 등으로 무게를 감당한다. 오소리 털에 달라붙어 있는 흙처럼 땅과 내 마음에 둘러붙어 있는 이야기들을 더 명료하게 듣고 싶다. 땅과 연결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아예 눈을 감아버리자. 맨발로 걷거나 몸을 낮추어 기고 들판 구석에서 지나가는 바람의 냄새를 맡아보자 킁킁킁... 주위의 것들이 미끄러지듯 움직인다. 슬며시 흔들리고 겅중거리며 뛰고 스치듯 달아난다. 사방에서 두려움이 버석거리도록 어둡고 끈적거리고 거칠고 축축한 세계, 산양의 오줌 냄새와 희미한 늪의 냄새, 두꺼비의 비릿하고 물기 어린 냄새, 족제비의 쿰쿰한 배설물 냄새 나뭇잎들의 썩어가는 냄새가 요동치는 공간에 들어가 본다.
오소리의 굴을 통과하여 동굴로 입장한 자들과 마애불이 새겨진 암벽과의 만남. 그 까슬까슬하게 민감해진 감각성에서 생성되는 질문들. 우리가 맹탕으로 건너뛴 감각들을 하나하나씩 다시 끄집어내 본다. 비대면하면서 새롭게 대면하는 감각들을 발굴한다.
 

5개의 길 5개의 방
 
1피치(11m길): 터널 120cm 직경 주름관-1부직포; 호보(호랑이처럼 네발로)로 걷는다
2피치: 초원방(5mx5m의 공간) 사면 50cm 높이
3피치: 웅덩이방(5mx6m의 공간) (그물과 풍선볼 바닥)
4피치: 옆으로 가는 길(11m의 길)(풍선or 타이어)
5피치: 낮은 포복의 언덕 길(5m) (인조 악어 가죽 바닥)
6피치: 출렁다리 길(5m)
7피치: 평상방, 빈백(30m의 공간)누울 수 있는 평상. 왕마사토 바닥, 민트 화분
8피치: 짧은 터널 2.4m
9피치: 마애불 방(10mx5m의 공간)
10피치: 촉각지도 그리기 방(5mx5m의 공간)
 
- 참가자 필수 준비사항
1) 모든 참가자는 하네스(안전벨트)와 핼멧을 착용한다.
2) 모든 참가자는 방역 존을 통과한다
3) 가이더가 되는 자일은 왼쪽에 있고 각자의 안전벨트에 묶인 캐러비너를 통과시켜서 출발한다
4) 모든 방에는 가이드가 있지만 자일을 늘어뜨려 잡고 다닐 수 있다.
5) 비상 탈출구는 2곳
6) 인원은 한 타임에 6명을 넘지 않는다 .
7) 매 정시마다 입장한다. 10시 11시 12시 1시 2시 3시 4시 5시
8) 촉각지도(중음)의 방, 밖으로 나가기 위한 동공을 수축하기 위한 ‘중음’의 장소
먼저 한 사람들의 작업과의 대면 혹은 비대면의 라운드 테이블
같이 이야기하면서 감각을 깨우고 상상을 교차하는 과정, 반응에 반응한다.
한 방향이 아니라 도리어 되물을 수 있다. 호기심을 가진 연결 주체들이 기록되는 과정이다.
- 여러 개의 스케치(텍스트, 드로잉)를 시도한다
- 전모를 알 수 없지만 만진 것, 있었으나 미처 감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묘사해본다
그것들의 레이어를 겹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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