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545 프로젝트 − 나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 2007
  금강경의 첫 장은 아무 특별한 것이 없다. 그저 붓다가 거처를 떠나 탁발을 했고 돌아와 식사를 했으며 그런 다음 의발을 정리하고 자리를 펴고 다시 앉은 정경을 그려놓았을 뿐이다. 그러나 이 정경에 이미 법이 다 설해졌다. 불법은 다른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삶과 기거를 분열이나 갈등 없이 자연스럽고 조화롭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런데 지금 붓다는 그렇게 살고 있다. 그럼 이미 불법은 다 설한 셈이 아닌가. 일상이 곧 성사이다. 금강경은 배반의 텍스트이다. 여래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 때 그때 너는 여래와 대면할 것이다. 여래는 우리가 상상도 않던 곳에 전혀 기대치 않은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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