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장판 바닥에서의 항해, 스페이스빔, 2007
  형광등, 바닥재로 씌운 천장과 벽, 바닥에 놓인 형광등은 바닥과 천장과 벽의 구분을 무너뜨린다. 어디든 바닥이거나 아무데도 바닥이 아니다. 내가 바닥을 뒹굴 때, 난 가끔 그런 도치를 경험하곤 한다.
The ceiling and the wall wrapping with fluorescent lights, floor material, and the fluorescent light destroy the distinction between floor, ceiling, and wall. Anywhere is floor, and at the same time nowhere is floor. When I was rolling about on the floor, I used to experience inversion.
  안현숙과 용해숙, 홍이현숙. 적지 않은 나이에 아직도 작업한다고 붙들고 있는 여성 작가 셋이서 가느다랗지만 팽팽한 원을 만들고 그 원 밖으로 튕겨나가지 않도록, 또는 그 원 안으로 쪼그라들지 않도록 일정한 힘과 거리를 유지하면서 지속 가능한 힘을 서로에게 쏟아주기를 바란다.
   노란색 싸구려 비닐 장판으로 천장과 벽, 바닥을 전부 쌌다. 어디까지가 바닥이고 어디까지가 천장인지 모른다. 구분하기 어렵다. 바닥을 뒹굴면 가끔 그런 도치를 경험한다. 바닥에 놓인 형광등 불빛은 천장과 바닥, 벽을 한꺼번에 난반사한다. 차갑게 몽환적이다. 그럴 때의 방바닥은 망망대해 같다. 끝이 보이지 않는……. 거기에 떠 있는 나는 작은 배. 노란색 거친 파도가 일렁이니 납죽 엎드려 숨을 죽인다.
  풀을 심는다. 배에서 호랑이를 키우기는 어렵지만 풀은 키울 수 있다. 바람이 불면 풀은 자라면서 이리저리 나부낀다. 내 팔도 제멋대로 나부낀다. 쑥쑥 자라는 생명들이 내뿜는 열기가 나를 따뜻하게 한다.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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