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일지-사자자세(하부양생전), 단채널비디오, 4분 16초, 2016
이 작업은 만물의 모양과 습성과 그 주위를, 눈을 확장해 꼼꼼히 관찰하고, 그것이 있는 장소를 상상하고 나의 몸으로 받아들여 나의 신체를 움직이는 속도와 강도, 감응을 바꿔 또 다른 작업을 하려는 시도이다.
나는 몇 년 전부터 동네에서 요가를 하고 있는데, 사자자세를 배운 지는 얼마 안 된다. 내가 알기로 요가에서 자세(asana; 메뚜기 자세, 코브라자세, 원숭이 자세, 송장자세 등)는 아주 중요한 테제인데, 어떤 자세를 통해 나 이외의 다른 그 무엇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사자자세는 요가에서 소리를 내는 거의 유일한 자세다. 입에서 항문까지 관통하는 통로를 하나의 튜브로 만들어 최대한 큰 소리로 사자의 포효를 연습한다. 몸을 하나의 관악기처럼 사용한다.
이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라는 테두리를 인간에서 다른 동물, 식물, 균류, 나아가서 어떤 물질들로 확장하려고 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종(種)간의 경계를 넘나들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具體)와 수행(修行)성의 탐구', 즉 일종의 ‘신체 양생’으로도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