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루방 - 홍현숙전

류지연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월간미술 2007년 1월호 리뷰



홍현숙은 지금껏 여성의 몸을 작품의 주된 재료, 주제로 삼아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여 왔다. 이번 전시는 밖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아닌 여성이 주로 머무르는 개인적이고 실제적인 공간을 통해 드러나는 동작, 흔적을 포착함으로써 여성의 신체성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영상작품의 특징은 카메라의 시선이 낮아져 바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이전의 수직적인 개념의 신체성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차이점이다. 수평적인 공간 개념은 보는 이로 하여금 보다 많은 것을 보고,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앉아서 안방을 이리저리 다니는 아줌마의 움직임은 무의미해보이지만 마치 자신만의 영역을 표시하듯 안방이라는 공간 속에서 존재를 각인시키고 있다. 마루에서 비닐봉지 속을 헤집고 노는 고양이의 모습, 잠시 아침햇살이 비치는 사이 마루를 거니는 고양이의 일상은 안방의 여성과 같이 공간에 대한 경험적인 체계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위에서 내려다본 시선은 카메라를 통한 권력을 드러낸다. 다시 말해 바닥을 이리저리 다니는 중년 아줌마의 움직임은 불특정다수의 아줌마에 대한 다소 폭력적인 정의를 은유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펑퍼짐한 몸매에 꽃무늬 나일론 원피스를 입은 아줌마의 얼굴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 때문에 결코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무심코 가지고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확인하게 된다.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 전시공간은 안방과 마루를 암시하고 있는데 작품 역시 그에 맞추어 전시하였다. 이러한 내적 공간이 바깥 공간으로 전환되는 방식 역시 여성과 관계 지어진 공간에 대한 관념을 반영하고 있다.
여전히 일관된 주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이전 작업과는 달리 이번 작품들이 더욱 세밀하고 내밀하게 보이는 이유는 카메라를 통한 일상에 대한 응시에서 비롯된다. 긴 시간동안 부분적인 프레임에 일상의 모습이 노출됨으로써 다큐멘터리와 같이 객관화되어 인간에 대한 구조적인 시각을 구축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작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삶/공간 속에서 존재하는 여성에 대한 규범 혹은 그것을 정의내리는 체계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Concealed Energy in the vinyl room

Cho, Sun Ryoung (Art critic, Busan Museum of Art curator (former)
in. Art in Culture, Jan 2007.



The 'object' coming and going on a vinyl floor like a round ball?careful scrutiny reveals 'a woman's back' wearing clothes patterned with flowers?also creates a movement similar to one by the cat in the vinyl bag. Only through scrutinizing, we can barely discern this object is a female body cleaning a floor, so no individuality or identity can be deduced from this 'back'. But isn't it true that a body is the most concrete personal area? It is not only a body which cannot escape from the vinyl floor but also a body that is floating relaxedly over the floor by means of free will. The movement of this body is a kind of sign (in respect of the fact that every individual movement cannot be freed from socially designated signs at all), and it is also 'non-sign' by hindering completeness of a axiological narrative. That is, so to speak, a body and 'non-body' as well.

On the other hand, another small image showing a terrace of an apartment objectifies these close-up images as a landscape. Therefore, the monitored image looks like and works as a movie talker; however, any direct comments cannot be found here. With careful looking, we can find an enormous cactus, which was shown at the previous exhibition, occupies the space as a rather violent image in the morning at the calm apartment. The tension amid this serenity strikingly reveals 'concealed energy' retained by the movement of round forms on the vinyl floor.

This method for a form, which focuses on what to try to say and, at the same time, avoids a definite signification, enhances the perfection of her work harmoniously matched with a proper control for the creation. But it rather looks like a small piece compared to her colorful career. This feeling does not just come from the subject matter of her work related to the small world. In a certain sense, the space of a daily life might conceal the dizzy depth of a huge space. I think this work is on the way towards another one exuding an air of inner profound for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