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을 보기위한 최소한의 설명

홍현숙



이 비니루방은 내가 사는 집의 심리적 공간을 전시장으로 옮겨 온 것이다. 입구에 들어섰을 때의 공간은 거실인데 은색 빗금이 있는 회색 비니루 장판이 깔려 있다. 안쪽 공간은 안방인데 바닥은 장지를 모방한 노란색 비니루 장판이다. 나는 이 작업 속에서 되도록이면 바닥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도록 설치하였는데 그것은 시각적으로 바닥이 가지는 여러 가지 메타포를 생각해보도록 하기 위함이다. 아줌마와 고양이는 둘 다 바닥을 박박 기며 삶을 이어간다. 프로젝터는 4000안시(ANSI lumens)의 것을 두 개를 사용했는데 모두 바닥을 크게 보여주기 위함이다.
전시장의 모든 소리는 거실쪽의 고양이가 비니루 봉지를 가지고 노는 소리로 통일하였는데
비니루의 소리가 전반적인 우리의 비루한 삶과 부박한 일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거실쪽 모서리에 놓인 모니터의 작업은 ‘아침 여덟시 사십오분’이라는 제목인데 동향이고 아파트 일 층인 우리 집 거실에 유일하게 긴 아침 햇살이 들어왔다 나가는 시간이다. 그 오분간의 시간을 고양이와 아줌마는 둘 다 아주 좋아한다. 그 시간에 햇살을 받으며 똥을 싸는 고양이의 쳐든 턱을 보라. 오만해보이기까지 한다.
거실족의 TV는 실제 공중파를 연결해 놓은 것인데 보든 보지 않든 한 구석에서 언제나 웅웅거리는 TV의 존재를 하나의 점을 찍듯이 설치하였다.

안방쪽 공간의 아줌마의 엉덩이는 사각의 카메라 중앙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끝없이 카메라 바깥쪽을 헤매고 있는 모습이다. 즉 경계에 있는 아줌마의 위치를 들여다 보기 위함이다.
빨간꽃무늬의 엉덩이가 육감적으로 어필하길 바랬다.
이 ‘몸의 기록01’ 작업 맞은 쪽 유리문 바깥에는 ‘몸의 기록 08’을 설치하였는데 어두운 문 저편에서 손이 둥둥 떠 있는 모습이 보이도록 하였다. 이것은 유리문위에 mirror film을 입히고 문뒤의 모든 빛을 차단하고 그 앞에 모니터를 설치한 것이다.

이 작업들은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끊임없이 찍어 뽑은 일종의 다큐멘타리들이라고 할수 있다.